[라이카 M9-P + 35cron 4th] 시간을 파는 골목, 대구 교동시장
오래된 시장엔 시간이 천천히 흐른다.그 느린 틈 사이로, 나는 셔터를 눌렀다. 도시는 멈추지 않지만,어떤 골목은 오래된 시간의 속도로 살아간다.대구 교동시장,그 이름만으로도 낡은 종이 냄새와 철제 진열장의 삐걱임이 함께 더오른다.첫 번째로 마주한 건,오전 햇살이 머물던 작은 다이너.반짝이는 스테인리스와 나무 의자들,창 너머로 느리게 지나가던 자동차 소음이이곳에선 아무것도 방해하지 않았다.그저 시간이 느슨하게 흐를 뿐.조금 더 걸음을 옮기자오래된 카메라들이 진열된 유리창,그리고 골목 끝에 세워진 스쿠터.모든 것이 멈춰 선 듯하지만,사람들은 여전히 이 길을 오가고 있었다.길 한복판에서 올려다본 하늘은전선과 간판, 낡은 건물 사이로어떻게든 파란색을 밀어 넣고 있었다.삶이란 건, 그렇게 틈새를 비집고 들어오는 ..
2025. 6. 3.